'연락사무소 폭파', 韓+美+北 복잡한 정치셈법 작용했나
'연락사무소 폭파', 韓+美+北 복잡한 정치셈법 작용했나
  • 강수인 기자
  • 승인 2020.06.17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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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남측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남측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북한의 남북공동사무소 폭파 사건을 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묘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두고 “우리나라-미국-북한 간의 ‘위험한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 미국, 북한 3자는 미국과 북한, 미국과 남한 그리고 남한과 북한 구도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한국 미국 북한은 3자 경협협상 등을 놓고 각각의 이익을 위해 복잡한 셈법을 풀어내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미국과 북한은 정치적 위기와 경제문제 해결이라는 두 가지 문제의 해법을 놓고 고민에 빠진, 말하자면 동병상련의 입장이다.
 
이런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북한의 ‘위험한’ 도발은 모두를 위한 정치적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특히 한국-미국 관계에서 이번 북한의 도발은 미국의 입장에서 문재인 정부에 매우 적절한 압박카드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이번 사건으로 한국이 최신무기구입사업 추진과 미군주둔비용합의에 더 쉽게 수긍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가 있기 전 한국과 미국이 미군주둔비용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이런 분위기(미군주둔비용에 한국정부가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는 더 쉽게 감지된다”며 정부의 향후 방침을 주시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연락사무소폭파 직후 자신의 SNS에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을 두고 “의심어린 눈빛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6월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재원 마련에 국방예산 약 3000억원을 줄였다.
 
특히 군 전력을 증강하는 방위력개선사업 분야에서는 함대공 미사일구매 관련 예산 706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이로인해 미국서 구매하기로 했던 최신기종인 'SM-2 블록 3B 스탠더드' 인수도 보류됐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당초 이달 중 미국 정부와 미 업체 간 구매계약이 체결될 예정이었으나, 미국 측에서 내부 사정으로 구매 계약을 내년으로 연기해 사업비를 반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 걸쳐 각종 군사 훈련과 방위 산업 계약이 취소되고 있어 미국의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으로부터 7조 원이 넘는 무기를 구매하는 등 세계에서 4번째로 미국산 무기를 많이 구매한 국가는 우리나라다.

미국이 큰 고객 중 하나인 우리나라에 무기를 팔지 못하게 되자, 미국은 미군철수와 더불어 우리나라에 무기를 팔기위한 압박으로 제 2의 방안을 강구해왔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이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으로 남북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국방력 강화에 대한 여론이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런 여론 위에 미군주둔비용 지불 등에 대한 ‘명분’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분석한다.
 
박원곤 한동대 국지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높일 경우 미국을 자극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일찌감치 접도록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문 대통령이 협력 구상을 밝힌 바로 이튿날인 지난 16일 오전 비무장화된 지대에 군대가 다시 진출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여전한 강경 기조를 보였다.
 
이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결국 북한이 한국을 향해 '미국을 움직이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북한은 이번 폭파를 통해 트럼프를 흔들어 경제제재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고, 우리나라는 미군 주둔 비용 마련해 국방력을 강화시킨다는 ‘명분’이 생긴다.
 
또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작성한 트위터의 내용처럼 경제성과를 자화자찬할 수 있다.
 
이번 폭파 사건 이후 한국 미국 북한 등 3자가 그동안 풀지 못한 경협과 안보 문제를 놓고 어떤 모습으로 마주하게 될지 또 그 시점은 언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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