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이학재, 단식 13일째…구급차 거부 "조국 사퇴할 때까지"
한국당 이학재, 단식 13일째…구급차 거부 "조국 사퇴할 때까지"
  • 유민준 기자
  • 승인 2019.09.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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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단식 13일째인 27일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단식 농성장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찾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꼿꼿하게 앉아 자리를 지키던 이 의원은 이제 제 몸의 무게를 이기기조차 힘든 듯 차마 일어나지 못했다. 저녁에 덮고 자는 담요를 베개 삼아 누운 그는 광대가 훤히 드러나고 피부는 까맣다 못해 거무죽죽해졌다.

그는 숨을 쉴 때마다 움푹 파이는 것이 보일 정도로 주린 배를 손으로 움키면서도 "(조국 사태에)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정상화는 문재인 정권을 퇴진시켜야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 계단 앞 단식 농성장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나 언제 단식을 멈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조국이 사퇴할 때"라고 답했다.

그는 "(조 장관이) 시간이 지날수록 뻔뻔해지는 것 같다. 어이가 없다"며 "민의에 의해서 탄핵된 사람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들어오는 것부터 어불성설인데 국회 들어와서 뻔뻔하게 그렇게 하는 게 참…"이라며 개탄했다.

조 장관 사퇴 운동 최전선에 선 이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 선 조 장관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대뜸 "하지 않아야 될 전화를 했다. 전화하면 안 되지 않나"라며 "자기 부인이 놀라서 그랬다는데 그게 말이 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자기 부인만 중하고 검찰 공정 수사는 아무렇게나 해도 되냐"며 "법을 아는 사람이 말도 안 되는 궤변을 합리화시킨다"고 조 장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조 장관에 분개하면서도 말하는 데 애먼 힘을 쓰지 않겠다는 듯 소리를 줄였다. 13일째 접어든 이 의원의 단식은 지금까지만으로도 국내 정치인 중 8번째로 긴 단식에 해당한다. 국내 정치인 중에 가장 오래 단식을 한 사람은 현애자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다. 현 전 의원은 제주 군사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2007년 6월7일부터 7월3일까지 27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물과 소금만으로 단식을 이어가는 그는 "배고픈 게 가장 힘들다. 기력이 좀 떨어지고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그런데 이제 분노가 더 생긴다. 어처구니없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낸 조국과, 조국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 또 그것을 엄호하는 유시민 공지영 같은 사람들에 대해 분노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본관 앞을 단식 농성장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고 조국 사태에 대한 민심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단식 농성에 건강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의원 곁을 지키던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13일이면 오래 됐다. 의사도 언제든 심정지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며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걱정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도 이 의원을 찾아 "단식을 거둬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온 박인숙 한국당 의원은 이 의원의 맥을 짚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이 의원과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단식 기간이 길어지니까 건강에 대한 걱정을 전했다"며 "본인은 계속 그냥 버텨보겠다고 한다"며 "'우리를 대신해서 투쟁하는데 우리가 열심히 싸울 테니까 (돌아)가자. 체력을 회복해서 국정감사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45분께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도 이 의원의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을 포함해 곽대훈·김성태·김종석·송언석·윤상직·윤종필·이만희·전희경·정유섭·정점식·조훈현·최연혜 의원과 신보라·김순례 최고위원 등은 농성장으로 찾아가 이학재 의원을 둘러싸고 "여기서 멈추자"는 만류 입장을 전달했다.

김 대변인은 "저희 초선 의원들이 이학재 의원에 대해 상당히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중요한 건 건강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저희 초선의원 전체가 이 의원님께 단식을 여기서 멈춰주시고 저희 초선의원이 더 앞장서서 조국 파면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죄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낮에는 덥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서 체력 소모가 많이 되는 시점인데 오로지 정신력 하나로 버티고 계신다"며 "체력 회복을 위해서라도 단식을 그만둬 주십사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늘 걱정해주고 매일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런데 저 혼자 고생하는 게 아니다. 의원들이 각 지역에서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 각자의 역할 중에서 제가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어제 보셨겠지만 조국은 달라진 게 없고 더 뻔뻔해졌는데 호락호락 물러설 문제가 아니다. 더 강하게 싸워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대변인은 "이 의원이 평소에도 성실한 의정 활동을 보여주셨다. 오늘도 또 대정부질문 본회의에 참석한다고 하셔서 혼자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 초선 의원들이 함께 모시고 가겠다"고 밝히고 이 의원과 함께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이동 과정에서도 신보라 최고위원 등은 "어제 국회 안에서 조국이 뻔뻔하게 있는데 국회 밖에 의원님이 생명을 건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게 속상하고 기가 막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국회 안에서 함께 싸우자는 마음이다"라며 연신 설득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정부질문 중 나와 이 의원의 안부를 재차 물었다. 그는 오후 4시30분께 정양석·정진석·윤영석·이종구·김정재·이종배 의원과 이 의원의 단식 농성장을 다시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사람을 잡는다"며 "병원에 가서 종합적으로 검사를 받고 오세요. 앰뷸런스 불러서 병원에 가야"라고 우려 가득한 목소리로 반복했다. 옆에 있던 국회 의무실장도 "일단 나중에 회복하는게 힘들 수 있으니 (병원에) 가셔야"라고 했다.

다른 의원들 역시 "병원에 가자", "앰뷸런스 부르자"고 재촉했지만, 이 의원은 힘없이 팔을 허공에 내저으며 "뭘 검사를, 괜찮다"며 한사코 거부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보세요, 날짜가 13일이라고. 굉장히 힘든 때인데 이 의원이 평소 건강해 지금 정신력으로 버티시는 것이다. 참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조국 전 수석의 문제를 정리해야 하는데 오늘 말씀하시는 것 보니 걱정된다. 검찰 수사 부분, 이건 국민에 대한 전쟁선포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른 게 아니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검찰개혁 방향이라 생각된다. 안타깝다"며 "문 대통령께서 빨리 조 전 수석을 파면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한 뒤 이 의원 쪽을 잠시 바라보다, 국회 대정부질문이 진행 중인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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