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이트리스트 韓 배제... 靑, '시나리오 마련'
日, 화이트리스트 韓 배제... 靑, '시나리오 마련'
  • 유희준 기자
  • 승인 2019.08.0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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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일본 수출 규제 관련 관계 부처 장관 상황점검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2일, 긴장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각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를 마련해 가동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공개일정 없이 일본 정부의 각의(우리나라 국무회의)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일부개정안을 상정해 심의·의결하는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일본의 조치 수준에 따른 시나리오를 가동할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전후로 각의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수출무역관리령 일부개정안을 상정해 의결·공포하면 이날부터 21일 후부터 개정안이 시행된다.

일본이 각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켜 2차 수출규제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조치의 수위에 따라 문 대통령은 대일(對日)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청와대에서 만나 대일 메시지 방법 등에 대해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지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해 모두발언을 통해 메시지를 내는 방안과 그동안 일본 수출규제 관련 브리핑을 했던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의 발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수위의 방식으로는 문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도 거론된다. 이 경우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대국민담화라는 의미가 있고, 수석·보좌관회의나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집중도와 파급력이 크다.

전날(1일) 문재인 대통령은 2시간15분동안 청와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과 상황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총집결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전체적인 내용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했다. 2일 일본의 움직임에 따른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임을 감안한 듯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1일) 춘추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른 나라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한마디가 중요할 수밖에 없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현재 모든 것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더더욱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전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측이 각의 결정 전 최후의 담판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우리측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고려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으나, 일본측은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관련해 아무런 확답을 하지 않았다"고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밝혔다.

'외교 무례'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찾은 우리나라 국회 의원단에 대해 일본 자민당은 회동일정을 미루고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와 국회의 미온적인 태도로 볼 때 각의에서 개정안을 통과할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 후 "지금 상황이 상당히 엄중하다"라며 "화이트리스트 조치를 강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에 일정 기간 추가 규제 조치없이 대화에 나서도록 하는 '현상동결 협정'(standstill agreement) 서명 검토를 촉구했다.

우리측에서는 '현상동결 협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일본측에서는 여전히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제시한 '현상동결 협정'에 대해 "미국의 노력에도 일본이 자기들의 기존 입장을 좀처럼 굽히지 않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본 정례각의 이후지만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 열리는 태국에서 2일 오후 4시(현지시간·우리시간 오후 6시) 한미 외교장관 회의와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청와대는 일본의 각의 결정까지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며 인내심을 갖되 각의에서 끝내 개정안을 통과시킬 경우 '가능한 모든 조치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이 오전에 각의를 개최한 이후에도 여전히 변곡점이 남아있어 한일 관계에 운명의 하루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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