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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조사위 “경찰, 삼성 대리인 노릇…故염호석 장례·합의 부당 개입”
진상조사위 “경찰, 삼성 대리인 노릇…故염호석 장례·합의 부당 개입”
  • 박동수 기자
  • 승인 2019.05.14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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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경찰 정보관들이 삼성전자서비스 편에 서서 회사 노조원 고(故) 염호석씨의 장례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염씨는 2014년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조합 탄압에 반발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당시 경찰 정보관들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센터 분회장이었던 염씨의 장례 형식을 ‘노동조합장’에서 ‘가족장’으로 바꾸는데 개입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조사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유남영 진상조사위원장은 “핵심은 경찰 정보관들이 회사 측 임직원들과 협력해 고인이 유서에서 밝힌 노조장을 가족장으로 변경하는 데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주도했다는 것”이라며 “유족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3의 인물을 찾아내 삼성에 소개하고 합의 조건과 금액까지 제시했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고인의 친모는 철저히 장례 절차에서 배제되고 화장장에서 유골을 마지막으로 볼 기회마저도 경찰에 의해 차단됐다”며 “한 마디로 정보관들은 삼성 측의 대리인으로 행동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상조사위는 경찰 정보관들이 삼성 편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데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진상조사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염씨는 2014년 5월 17일 강원도 강릉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염씨에게서는 "지회가 승리하는 그날 화장해 뿌려주세요"라고 적힌 유서도 나왔다.

노조는 염씨 유족 동의를 얻어 노동조합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서울의료원에 빈소를 마련했다. 하지만 염씨 부친이 갑자기 염씨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경찰청 정보국 김모 경정(노정팀장)은 삼성전자서비스 최모 상무의 요청에 따라 5월 18일 염씨 부친을 만나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도록 설득하는 데 개입했다.

김 경정은 삼성전자서비스 측이 염씨 계모 최모씨에게 3억원을 전달하는 현장에 동석했으며 회사를 대신해 합의금 6억원 중 잔금 3억원을 직접 유족에게 전하기도 했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경찰 정보관들이 삼성 측에 노조 동향 등 주요 정보를 수시로 전달하기도 했다. 양산서 정보보안과 하모 과장과 김모 계장은 5월 18일 유가족의 동선을 삼성 측에 알려주고 경남청 정보과 간부로부터 가족장으로 합의를 주선해달라는 전화를 받아 삼성 측과 유가족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같은 날 강남서 정보관은 서울의료원에 있는 노조의 동향 및 현장 상황 정보를 수차례 삼성 측에 제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정보관들은 삼성 측 부탁을 받고 아버지 염씨와 친분이 있는 이모씨를 찾아 브로커로 동원하기도 했다.

서울의료원에 도착한 브로커 이씨는 경찰 정보관들과 사전 협의를 거쳐 '노조원들이 운구차를 못 나가도록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112신고를 했다.

이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시신을 지키던 노조원들이 강제 연행됐다. 반출된 염씨 시신은 부산으로 옮겨져 화장됐다.

진상조사위는 권고문에서 경찰이 염 씨의 장례와 관련해 회사 측 입장을 옹호해 장례 절차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염 씨의 모친인 김모 씨의 장례 주재권을 방해했다며 이에 대한 사과를 주문했다.

또 정보관이 노사관계에서의 객관 의무를 위배하고 경찰 활동이 관리·통제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할 것을 권고했다.

진상조사위는 정보활동 범위를 경찰관직무집행법상 경찰의 직무에 부합하도록 개정하고 집회·시위 등과 관련해 정보경찰의 정보 내용을 분석하고 활동내용을 평가·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경찰청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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